미국·이란 종전 합의 최종 단계 — 핵 협상과 호르무즈가 막판 쟁점
최종 업데이트: 2026년 6월 13일 19시 49분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한순간에 풀릴 듯 보였지만, 협상장 밖의 말들은 여전히 거칠다.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가 최고지도부 승인을 받았다고 공개했고, 미국도 며칠 안의 서명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서명 방식, 핵 물질 처리,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식을 두고 양측의 설명은 엇갈린다. 합의가 실제 문서로 묶이면 전쟁 중단을 넘어 에너지 시장과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파장이 닿을 수 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12일 전국에 생중계된 텔레비전 연설에서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가 최종 단계에 들어갔고,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포함한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란 쪽이 최고지도자의 승인 사실을 직접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문서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분쟁을 끝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란과 미국이 47년 만에 처음 서로의 주권과 통치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발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단순한 외교 문구가 아니라, 양국이 적대 관계를 관리 가능한 협상 구조로 옮기려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미국 쪽도 서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띄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 양해각서 서명이 주말 또는 15일에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서명 뒤 60일 동안 농축 핵 물질의 파괴와 반출 방식을 논의하는 기술 협상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쟁점은 연합뉴스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양측이 같은 문서를 두고도 서로 다른 대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핵 프로그램 해체와 핵 물질 폐기, 이란에 대한 성과 기반 보상을 앞세운다. 이란은 미군 철수, 해상 봉쇄 해제, 내정 불간섭, 전후 재건 지원을 더 크게 부각하고 있다.
더 깊이 들여다보기
이번 합의가 민감한 이유는 종전 문서가 전쟁을 멈추는 선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핵 문제, 호르무즈 해협, 레바논 전선, 이란 동결 자금, 제재 완화가 한 묶음처럼 연결돼 있다. 하나가 어긋나면 다른 조항도 곧바로 흔들릴 수 있다.
핵 문제에서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무기한으로 보유하거나 개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고위 당국자는 핵 프로그램 해체, 핵시설 해체, 농축 핵 물질의 파괴와 국외 반출이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요구해온 우라늄 국외 반출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60퍼센트 농축 우라늄은 이란 내부에서 희석하거나 전환하는 방식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도 핵심이다. 이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통항 불안은 국제 유가를 곧장 흔든다. 미국은 서명 즉시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란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해협 주권이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이란이 통항 안전을 보장하는 대신 선박에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대목은 멀지 않다.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가격은 국내 물가, 항공·해운 비용, 제조업 원가에 연결된다. 실제로 종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보도가 나온 뒤 원유 선물이 최근 두세 달 사이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고,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상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사자들은 무엇을 말하나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내부 여론을 의식한 듯 합의를 승리의 언어로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자라고 강조했다. 이는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한 메시지이자, 미국과 직접 대면하는 장면을 피하려는 배경으로도 해석된다.
그 어느 때보다 합의에 이토록 가까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향후 며칠 내에 (서명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매우 희망적입니다.
미국은 서명 장소로 유럽을 거론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스위스 제네바가 유력한 장소로 언급됐고,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란은 별도 만남 없이 디지털 방식의 원격 서명을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최종 합의문에 도달했다며 후속 조치를 위해 미국, 이란 양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번 협상에서 중재역으로 언급돼 왔기 때문에, 이 발언은 단순한 외곽 논평보다 무게가 있다.
한국 정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교한 정보를 가진 단계는 아니지만, 휴전 합의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동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농축 우라늄 처리, 호르무즈 해협, 헤즈볼라 지역 전투 상황 관리가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무엇이 달라질 수 있나
합의가 서명되면 가장 먼저 확인될 변화는 전선의 정지다. 이란 쪽 설명대로라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분쟁을 끝내는 내용이 들어간다. 다만 이스라엘은 레바논 철군은 없다고 밝힌 상태여서, 문서상의 합의가 현장 병력 움직임으로 이어지는지는 따로 확인돼야 한다.

두 번째 변화는 제재와 보상의 순서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의무를 먼저 이행해야 혜택이 제공되도록 구조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핵시설 해체와 핵 물질 폐기에 협조하고 검증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단계적으로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이란 매체가 공개했다는 14개 항의 문안에는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이란 주변 미군 철수,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 제재 유예, 금융자산 접근 보장, 최소 3천억 달러 규모의 재건 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에 대해 합의된 조건과 무관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래서 지금의 핵심은 ‘합의가 있느냐’보다 ‘어떤 문장이 최종본에 남느냐’다.
시장에는 이미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서울경제 보도는 미·이란 종전 협상 가능성과 미국 물가 지표 영향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됐고,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59.67포인트 오른 8,123.62로 마감했다고 전했다. 이런 반응은 지정학적 긴장이 금융시장 가격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지 보여준다.
앞으로 확인할 것
가장 가까운 일정은 서명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또는 15일을 거론했고, 이란은 며칠 안의 원격 서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원하는 대면 서명과 이란이 원하는 원격 서명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는지가 첫 관문이다.
서명이 이뤄지면 다음은 60일간의 기술 협상이다. 이 기간에 농축 핵 물질을 어떻게 처리할지, 검증을 누가 어떻게 할지, 이란에 어떤 보상이 어떤 순서로 제공될지가 논의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수수료 문제도 남아 있다.
한국에서는 유가, 원화 환율, 석유화학 업종, 항공·해운 비용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합의문 서명은 긴장 완화의 출발점일 수 있지만, 실제 비용 변화를 만드는 것은 해협 통항과 제재 완화가 현장에서 실행되는 속도다.
자주 묻는 질문
미국과 이란은 정말 전쟁을 끝내기로 한 건가요?
양측은 종전 양해각서 문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란은 최고지도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서명 전까지 서명 방식과 세부 조항의 해석 차이가 남아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인가요?
핵 물질 처리와 호르무즈 해협 관리가 핵심이다. 미국은 농축 핵 물질의 파괴와 반출을 말하고, 이란은 국외 반출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이 왜 중요한가요?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통항이 불안해지면 국제 유가와 운송비가 오를 수 있고, 이는 한국의 물가와 기업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명은 언제 이뤄질 수 있나요?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또는 15일 서명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란은 며칠 안에 원격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종전 기대가 커지면 유가 안정과 금융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핵 협상이나 호르무즈 통항 문제가 다시 꼬이면 에너지 가격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리소스
이 기사에서 인용된 출처 및 참고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