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직에서 물러난 정몽규 전 회장이 4선 연임을 앞두고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HDC그룹 계열사를 통해 축구협회에 48억 원 규모의 대형 후원 계약을 체결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세 번째 임기 만료를 불과 8개월 남겨둔 시점에 이루어진 기습적인 후원 계약을 두고, 연임을 위한 사전 정계 작업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선거 직전 성사된 48억 원 파트너십의 실체
국회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확보한 대한축구협회 내부 법률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은 2024년 6월 1일 축구협회와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5월 31일까지 총 4년으로, 후원 금액인 총 48억 원을 8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조건입니다.
HDC 계열사가 축구협회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파트너십 발표 당시 협회는 구체적인 후원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는 정 전 회장이 HDC를 통해 지원한 단일 건 후원금 중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에는 2014년 5억 원, 2017년 10억 원, 2018년·2019년·2023년에 각각 20억 원 등 총 75억 원가량을 출연한 바 있습니다.
규정의 허점과 '사전 포석' 비판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 단체 회장 선거 후보자는 매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기부나 후원 행위가 엄격히 제한됩니다. 하지만 현직 회장은 협회의 재정 확보를 이유로 예외적인 후원이 허용됩니다. 정 전 회장 측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계약을 진행했다 할지라도, 세 번째 임기 종료를 8개월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윤리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진선미 의원실 측은 해당 후원 계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4선 연임을 이루기 위한 사전 포석 성격이 짙다
실제로 정 전 회장은 해당 계약 체결 이후 치러진 2025년 2월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85.7%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4연임에 성공했습니다.
13년 5개월 만의 사임, 그러나 끝나지 않은 책임
압도적인 표차로 4연임에 성공했음에도 정 전 회장의 재임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시도, 위르겐 클린스만 및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반 논란, 2026 북중미 월드컵 성적 부진과 여론 악화가 겹치면서 정 전 회장은 13년 5개월간의 장기 집권을 마감하고 지난 6일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법적·행정적 리더십 책임 규명은 계속 진행 중입니다.
- 행정소송: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 결과(감독 선임 절차 위반 등 27건)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축구협회가 1심 패소 후 항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경찰 수사: 업무상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피고발된 상태이며,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관계자 배임·파견 의혹 등을 수사 중입니다.
- 국회 청문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30일 축구협회 현안 청문회를 개최하며, 정 전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향후 축구협회의 향방과 과제
대한체육회는 회원종목단체 회장 궐위 시 선출 기한을 연장하고 선거인단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용수 직무대행 체제에 들어간 축구협회는 기존 300명 이내의 간선제 구조에서 벗어나 선거인단을 수천 명 이상으로 늘리는 '직선제' 수준의 선거 개혁을 추진할 여유를 벌게 됐습니다.
남겨진 질문과 불확실성
정 전 회장의 사임으로 수장은 비었으나, 축구협회와 HDC그룹 간에 얽힌 이해관계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HDC 계열 건설사에 대한 특혜 의혹, HDC 임원의 11년 무단 파견 및 10억 원 자문료 수령 건 등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정몽규 전 회장이 축구협회에 낸 48억 원 후원은 법적으로 위반인가요?
- 대한체육회 규정상 현직 회장은 협회 재정 확보를 위한 후원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므로 법적 위반은 아닙니다. 그러나 4선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선거용 사전 포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 정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논란, 승부조작 가담자 사면 파동,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임기를 남겨두고 사임했습니다.
- 현재 정 전 회장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나 조사는 무엇이 있나요?
-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업무상 배임 혐의 경찰 수사와 HDC 임원 파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며, 오는 30일 국회 문체위 청문회 증인 출석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 다음 축구협회장 선거는 어떻게 치러지나요?
- 대한체육회의 규정 개정에 따라 선출 기한이 연장되었으며, 기존 300명 수준의 간선제에서 선거인단을 대폭 늘린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정 전 회장의 사임으로 축구협회 내 HDC 관련 의혹이 정리되었나요?
- 아닙니다.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의혹과 임원 파견 수사 등 행정·사법적 절차는 회장직 사임과 별개로 계속 진행 중입니다.